심상정 “정치권 불판 갈아야”…대선 출마선언

입력 2021-08-29 12:03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이제는 34년 묵은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심 의원의 대선 출마는 이번이 4번째다.

심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대통령선거는 거대양당의 승자독식 정치를 종식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양당정치는 민생개혁에는 철저히 무능했고, 권력에 대한 욕망만 가득할 뿐 그 안에는 시민도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34년 묵은 낡은 양당체제의 불판을 갈아야 한다”며 “정권이 아니라 정치를 교체해달라”고 호소했다.

심 의원이 언급한 ‘불판’은 과거 노회찬 전 의원이 “인물이 아니라 50년 삼겹살 구워 먹어 새까맣게 탄 불판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으로 읽힌다.

심 의원은 양당 정치를 해소하기 위해 ‘책임 연정’을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의회중심제, 다당제를 바탕으로 한 책임 연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정부에 무조건 찬성만 하는 여당, 무조건 반대만 하는 제1야당은 협치를 할 수 없다”며 “오로지 국민의 편에 선 세력만이 원칙에 따른 연합정치를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정의당 후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저에게 ‘작은 정의당이 집권한다고 국정을 운영할 수 있나’ 늘 물으신다”며 “비주류가 주류를 바꾸는 과정이 바로 정치교체다. 시민 여러분들이 있기에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20대 대선을 “대한민국 최초의 기후투표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심 의원은 “200년 넘은 화석에너지 체제를 끝내야 한다”며 “대안은 핵발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다.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전력생산의 절반을 책임지도록 에너지 혁명을 시작하겠다. 온실가스 배출은 국제사회가 요구한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려 선진국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노동법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며 ‘신노동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플랫폼, 초단시간 노동자들처럼 노동법 밖으로 내쳐진 사람들이 700만명”이라며 “고용관계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법을 폐기하고 모든 일하는 시민들에게 일할 권리, 단결할 권리, 여가의 권리 신노동 3권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