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산파로…아프간 여성 영국행 비행기서 딸 출산

입력 2021-08-29 07:41 수정 2021-08-29 09:54
아프간을 탈출해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출산한 소만 누리(26)와 태어난 딸 하바. 터키항공 제공, AP통신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영국으로 향하던 20대 여성이 비행기 안에서 딸을 출산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 소만 누리(26)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이륙해 영국 버밍엄으로 향하던 터키항공 소속 여객기 안에서 여자아이를 무사히 낳았다.

고도 3만 피트(9㎞) 상공에서 산모가 진통을 호소하자 승무원들은 기내 방송으로 탑승자 중 의사가 있는지 다급히 수소문했지만 여의치 않았고, 직접 산파와 산부인과 의사 역할을 했다.

터키항공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태어난 아이를 안고 웃고 있다. 터키항공 제공, AP연합뉴스

진통 끝에 아프간 여성은 운항 중인 항공기 내에서 무사히 여자아이를 출산했고, 이 여객기는 쿠웨이트에 비상착륙해 산모와 아이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다시 영국으로 향해 무사히 도착했다.

앞서 산모와 그의 남편, 두 아이는 며칠 전 아프간을 탈출해 두바이로 건너왔다. 이들은 새 가족이 된 딸의 이름을 ‘하바’(영어로 ‘이브’)로 지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아프간에서 자국을 도운 아프간인 협력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대피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지난 14일부터 아프간에서 자국민과 아프간인 1만5000명 이상(어린이 2100명 포함)을 대피시켰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