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 공습을 통해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 고위급 두 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행크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28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두 명의 고위급 IS 목표물이 사망했고 한 명이 다쳤다고 확인할 수 있다”며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외신은 이번 공습으로 1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목표물은 IS-K의 기획자와 협력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은 미군 13명 등 수많은 사망자를 낸 테러 주체로 지목된 IS-K를 겨냥한 드론 표적 공습을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에서 감행했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테러 직후 군사적 응징을 천명하고 나온 것이다.
테일러 소장은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 없지만 우리 자신을 방어하고 필요에 따라 대테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가시선 밖의 능력을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라며 상황에 따른 추가 공습의 여지를 열어뒀다.
미국은 31일 철군 시한까지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카불 공항에서의 위협은 여전히 매우 현실적이고 역동적”이라면서 “우린 문자 그대로 실시간 감시하고 있고, 위협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군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테일러 소장은 현재까지 미국 시민 5400명이 아프간에서 대피했다고 밝혔다. 아프간에 있던 미 시민권자는 6000명으로, 아직 600명가량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현재 아프간을 벗어나기 원하는 미 시민권자는 약 350명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아프간을 떠날 계획을 당국에 알리지 않거나, 떠날 의향이 없다는 약 280명의 ‘자칭’ 미국 시민과도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국방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아프간인 등 약 6800명을 대피시켰다며 이날도 카불 공항에 1400여명이 탑승을 위해 심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군 철수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철군도 본격화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여전히 미군이 공항과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면서 공항 철군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일부 외신 보도처럼 탈레반이 공항과 게이트에 인원을 배치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테일러 소장 역시 “끝까지 공항을 운용할 것이며, 작전 수행을 위해 활주로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폭탄 테러로 희생된 미군 시신 13구도 현재 미국으로 운구 중이다. 국방부는 해병대 11명, 해군과 육군 각 1명 등 13명의 신원을 이날 공개했다. 이들은 20∼31세로 12명이 20대 초중반의 장병이다. 이들은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를 통해 운구될 것으로 알려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