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비 내리는 현장에서 브리핑하는 동안 법무부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일자 법무부는 “현장 취재진이 촬영을 위해 몸을 숙여 달라고 요청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지시나 지침에 따른 행동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영상에 상사 지시로 직원이 무릎을 꿇은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돼 비난 여론은 거세졌다.
지난 27일 강 차관은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한국 협력 아프간인 정착지원 관련 브리핑’을 진행했다. 당시 다소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현장에선 법무차관 수행비서가 아스팔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양손으로 우산을 받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졌고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법무부는 해명과 사과문을 발표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해명자료에서 “현장 취재진이 촬영을 위해 몸을 숙여 달라고 요청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지시나 지침에 따른 행동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강 차관 역시 “엄숙하고 효율적인 브리핑이 이뤄지도록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전력을 다하는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 이유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많은 네티즌은 기자회견 영상에서 직원이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은 게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 차관을 비추는 화면 밖에서 노란 공무원복 차림의 팔이 등장해 수행비서의 팔을 끌어내리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후 바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주저앉으라고 지시하는 듯한 장면도 나왔다.
이를 본 많은 네티즌은 “자발적 행동이 아니다” “법무부와 차관의 해명이 거짓이었다” “갑질이 몸에 배어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 “비서관의 부모님이 이 장면을 보면 얼마나 가슴 아플까”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 직원도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 아닌가.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라고 썼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내고 “눈을 의심케 하는 ‘황제의전’이다. 강 차관은 물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녹아내리는 설탕인가. 그야말로 물에 젖으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는 ‘슈가보이’ 아니겠는가”라고 비꼬았다.
홍준표 의원은 논란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문재인정권 5년이 평가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정부가) 국민을 이렇게 대하는 5년이었다”고 덧붙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