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배달원 사망’ 유족 “악플로 슬퍼하지도 못해”

입력 2021-08-28 15:54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사망한 오토바이 배달원을 추모하며 놓여진 병에 메모가 붙어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이 ‘선릉역 배달원 사고’에 대한 악플과 조롱을 멈춰 달라는 유족의 입장을 전했다. 유족은 악플로 인해 마음껏 슬퍼할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28일 성명을 통해 “선릉역 배달원 사고로 인해 아들 A씨를 잃은 유족이 고인을 향한 도 넘은 비판과 악플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고가 발생한 지 3일째지만 유족은 악플 때문에 마음껏 슬퍼하기 어렵고, 기사도 보지 못한다”며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조롱하고 가볍게 여기는 것에 대해 우리는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는 이번 사고도 라이더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발생했지만, 라이더와 위탁계약을 한 사측인 ‘배달의 민족’은 사고에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측에) 장례비용과 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조의금 형태로만 금액 일부를 지급하고 유가족에게 받을지 결정하라고 통보했다”며 “사측은 망자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달라이더들이 선릉역 오토바이 라이더의 추모행동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배달원들의 사망사고가 라이더들이 유상보험에 들지 못하고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되는 등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된다”며 공제조합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는 29일 오전 9시 발인이 진행되기 전까지 선릉역 인근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앞서 A씨는 26일 오전 11시 30분쯤 선릉역 근처 교차로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신호를 기다리다가 뒤에 있던 23t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60대 화물차 운전자는 신호가 바뀌어 출발했는데, 운전석이 높아 앞에 있던 오토바이가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금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