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완치된 지 1년이 지나도 후유증에 시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당시 장기가 손상됐다면 장기간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당시의 증상이 가벼웠는지, 심각했는지와 관계없이 나타났으며 완치 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쳤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경북대병원과 함께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후유증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올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시행된 설문조사에 모두 참여한 241명 중 127명(52.7%)은 확진 후 12개월이 지나도 후유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된 증상은 집중력 저하(22.4%), 인지기능 감소(21.5%), 기억 상실(19.9%), 우울(17.2%) 및 피로감(16.2%)으로 확인됐다.
장기간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처음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얼마나 아팠는지와 관련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 당시 가벼운 증상을 보였던 이들도 장기적인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장기가 손상을 입었다면 장기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발생시킬 위험이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코로나19로 폐의 작은 기낭(폐포)에 장기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고, 호흡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코로나19로 뇌졸중, 발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소아청소년 중에는 다기관염증증후군이 유발돼 일부 장기와 조직에 심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 회복된 많은 사람이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는 극심한 피로를 동반한 만성 피로 증후군을 경험했다”며 “코로나19에 걸린 이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한 연구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완치 후 1년이 지난 성인환자 96명 중 후유증이 없는 환자는 22.9%에 불과했다. 가장 흔한 장기 후유증으로 운동 능력 감소(56.3%), 피로(53.1%), 호흡곤란(37.5%), 집중력 문제(39.6%) 등이 꼽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