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자살 테러로 최소 90명 사망…바이든 “반드시 보복”

입력 2021-08-27 07:46 수정 2021-08-27 09:57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공항 인근에서 26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군 12명과 아프간 어린이 등 최소 9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사망한 건 2020년 2월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IS를 직접 겨냥해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고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무력 보복을 지시했다.
철군 닷새 앞두고 테러
미국과 아프간 당국에 따르면 테러는 이날 오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애비 게이트, 공항에서 250m 정도 떨어진 배런 호텔 두 곳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애비 게이트는 서방 시민들이 공항 진입 때 주로 사용하는 출입구, 배런 호텔은 역시 서방 국가들이 카불 탈출 대기자들을 묵도록 하는 숙소로 알려졌다.

아프간 보건 당국은 최소 9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국이 정한 아프간 철군 시간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절박해진 피란민들이 대거 공항 주변으로 몰려 피해가 컸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 사람들의 출국 금지를 지시하면서 공항 주변은 극도의 혼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사상자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NS에도 폭발로 인해 다친 수십 명의 시민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진 등이 속속 올라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많은 미군 병사들이 사망했고, 부상당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해병대원 11명과 해군 의료팀 소속 1명 등 최소 12명이 사망했고, 15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사망자에 다수 어린이도 포함됐다. 공항 밖에 있던 탈레반 대원 다수도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번 폭발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의한 자살 폭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S-K도 사건 직후 자신들의 소행임을 드러내는 입장을 공개했다.
앞서 미국은 그동안 탈레반의 라이벌인 IS, IS-K, 또 다른 IS 지부 등의 테러 위협을 지속 경고해 왔다. 특히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는 전날 “구체적으로 신뢰할 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며 서방 국가에 카불 공항을 떠날 것을 촉구했었다.
바이든, “IS 끝까지 추적”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S-K를 직접 언급하며 “이들의 자산과 리더십, 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작전 계획 개발을 군에 지시했다”고도 했다. 즉각적 보복을 명령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선택한 방식으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무력과 정확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임무는 정말 위험했다. 내가 임무 기간을 제한하기로 한 이유”라면서도 “미국은 겁먹지 않는다. (테러로) 대피 작전이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작전을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프간에 병력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증원하라고 군대에 지시했다”며 추가 파병 가능성도 열어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31일까지 철군을 완료해 20년 전쟁을 끝내겠다는 목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