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공항 인근에서 두 차례 발생한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한국시각으로 27일 오전 6시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성명을 통해 희생된 미군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현재 수행 중인 임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공항 폭탄 테러 사실이 백악관에 보고된 시점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마침 국가 안보 담당 보좌진과 회의를 하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 웨스트윙 지하의 상황실로 이동해 카불 공항 테러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도 오전 9시쯤 상황실로 집결했다.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괌을 향해 전용기로 이동 중이었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선거 캠페인에 나서기로 한 일정도 취소하고 워싱턴DC로 복귀하기로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상황실 브리핑 이후 집무실로 이동해 추가로 현장 상황을 보고받았다.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일정도 전면 조정했다.
오전 11시30분 예정된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회담은 다음 날로 하루 연기됐고, 오후 3시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와 관련해 주지사들과 잡았던 면담은 취소됐다. 또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의료 전문가들과의 정기 면담도 연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이날 오후 5시, 한국시각으로 오전 6시 대국민 연설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상황을 보고 받은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국방부를 대표해 오늘 카불에서 전사하고 부상한 모든 사랑하는 이들과 동료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우린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며, 엄청난 비통함에 빠진 그들의 가족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우리 군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려는 그 순간에 그들의 생명을 앗아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린 당면한 임무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지금 그보다 덜한 일을 하는 것은 이들이 우리나라와 아프간 국민에게 다해왔던 희생과 뜻을 불명예스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카불 공항에서 미국인 및 미국에 조력한 아프간인 등에 대한 대피 작전을 펼치던 미군은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하는 등 큰 인명 피해를 봤다. 오스틴 장관의 성명은 이런 피해에도 31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대피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케네스 맥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이번 테러로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맥켄지 사령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공격을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한다고도 밝혔다. 맥켄지 사령관은 현재 카불 현지에 1000명의 미국인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작전은 계속된다고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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