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갓난아기가 입국장에 들어서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26일 오후 6시5분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문이 열리자 짐을 가득 싼 외국인 가족들이 걸어 나옵니다. 우리 정부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및 직계 가족들이 공군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 KOICA(한국국제협력단), 바그람 한국병원, 바그람 한국직업훈련원, 차리카 한국 지방재건팀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정보기술 전문가, 통역, 강사 등으로 일한 전문 인력과 그들의 가족입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으로부터 약 11시간 동안의 비행에 고됐을 법도 한데, 카메라를 발견한 아이들은 누구보다 밝게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시끌시끌한 입국장 밖이 궁금한 소년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를 아이들의 순진한 눈망울을 바라보니 괜스레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합니다.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놀라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한국에 도착한 378명의 가족들에게 반짝이는 희망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인천공항=이한결 기자 alwayss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