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표적될 것” 실종된 아프간 여성시장, 독일 도착

입력 2021-08-26 18:54
지난 23일 아프가니스탄 여성 시장 자리파 가파리가 독일 뒤셀도르프의 한 호텔에서 AP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락두절됐던 아프가니스탄의 최연소 여성 시장이 지난 23일 독일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룸버그는 자리파 가파리(29)가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파키스탄을 거쳐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했다고 지난 25일 보도했다. 가파리는 독일에 도착하자마자 한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를 비롯해 나와 내 가족의 목숨을 구해 준 모든 사람에게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독일에 이민을 온 것이 아니다. 집 밖으로 외출이나 출근조차 할 수 없는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레반에 의해 핍박받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파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20년 만에 철수한 것과 이달 31일까지 미군 철수를 완전히 끝내는 걸 최악의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에서 일했거나 외국 부대에서 일했던 많은 사람들이 탈레반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파리는 2014년 아프간 여성들을 위한 비영리 시민단체를 설립해 여성 인권운동을 했다. 2018년 26세 나이로 마이단 샤의 시장이 됐다.

2019년 영국 BBC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뽑혔고, 2020년 미국 국무장관이 수여하는 ‘세계 용기 있는 여성상'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시민단체를 만들고 수년 간 아프간 여성 인권운동을 해왔다는 이유로 가파리의 아버지는 지난해 텔레반에 의해 살해됐다. 가파리도 지속적인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