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실시된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CCPT)이 26일 종료됐다. 북한은 이날까지 연합훈련에 대해 선전매체를 통한 비난을 이어갔지만 군사 도발에 나서진 않은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1부(방어)·2부(반격) 연습 등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훈련을 마쳤다. 실병기동훈련(FTX) 없이 전시 상황을 가정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이 실시됐다.
합동참모본부 측은 “한·미 동맹은 코로나19 상황 등 어려운 제반 여건 속에서 대비태세 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훈련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훈련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 등 주요 직위자들이 교체된 상태로 훈련에 참여한 미군 측도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남북 관계 등을 고려해 훈련장소를 여러 곳으로 분산하고 필수 인원만 참가했다. 우리 측 증원 인력은 전반기 훈련 대비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당초 이번 훈련에서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미래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에 나서겠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훈련 규모가 축소되면서 예행연습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 주도의 연습이 일부 포함된 정도다. 이에 따라 올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도출하겠다는 정부 계획도 무산됐다.
훈련 시작에 앞서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던 북한은 연합훈련 기간 군사 도발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 종료 직후에도 북측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측은 여전히 공동연락사무소 채널과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13개월 만에 남북 통신선을 복원했던 북한은 사전훈련 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우리 측 통화 시도에 불응하고 있다.
대신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북측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논평에서 “이번 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것과 함께 북침준비완성의 일환으로 벌어진 위험천만한 전쟁 불장난소동”이라며 “힘들게 마련됐던 반전의 기회를 외면한 남조선 호전광들의 망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우리 군은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동해에서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6만5000t급) 전단과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구호 위주의 연합훈련을 할 예정이다. 군 안팎에선 훈련의 목적을 분명히 한 배경엔 북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