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심혈관 부작용? 코로나 심혈관 위험이 더 커”

입력 2021-08-26 16:26 수정 2021-08-26 16:40
국민일보 DB

무방비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심혈관 문제를 겪을 위험이 화이자 백신 부작용 가능성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적으로는 백신을 맞았을 때의 이점이 더 크다는 얘기다.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예측의학그룹 책임자 벤 레이스 박사 등은 25일(현지시간)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집단의 경우 미접종자 집단에 비해 10만명당 2.7건의 심근염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 집단은 심근염 발생 사례가 미감염자보다 10만명당 11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클라릿보건서비스(CHS)의 데이터를 활용해 올해 5월 24일까지 화이자 백신을 맞은 16세 이상 88만여명을 비슷한 규모의 미접종자 집단과 비교했다.

레이스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백신 접종을 망설인 이유가 심근염이라는, 매우 드물고 일반적으로 그리 심각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면 이번 연구는 바로 그 동일한 부작용의 위험이 예방 접종을 하지 않고 감염됐을 때 더 높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화이자 백신은 심근염 외에도 림프절이 부어오르는 림프절종창, 충수염(맹장염), 대상포진 위험 증가와 관련성을 보였지만 세 부작용 모두 흔하지는 않았다는 게 연구진 판단이다.

부작용별로 백신 접종자 10만명당 추가 발생건수는 림프절종창이 78.4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상포진과 충수염은 각각 15.8건, 5.0건이었다.

코로나19는 심근염과 함께 부정맥, 폐 색전증, 급성 신장 손상, 두개골 내부출혈, 심근경색 등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감염 시 부정맥과 급성 신장 손상 위험은 각각 10만명당 166.1건, 125.4건 늘었다. 다른 증상의 초과 발생건수는 폐색전증 61.7건, 심부정맥 혈전증 43.0건, 심근경색 25.1건, 심낭염 10.9건, 두개내출혈 7.6건이었다.

공동연구자인 랜 밸리서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백신을 맞을지 말지 결정할 때는 백신 접종과 관련된 잠재적 부작용이 무엇인지뿐만 아니라 코로나19에 대해 자신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를 함께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밸리서 교수는 CHS 최고혁신책임자이자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코로나19 국가전문가 자문단장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