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동안 편하게” 아프간 신생아 반긴 찡한 현수막

입력 2021-08-26 15:49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포착된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왼쪽)와 이들이 머물 충북 진천에 내걸린 플래카드. 뉴시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한 현지인 조력자를 태운 군 수송기가 26일 파키스탄을 이륙해 오후 우리나라에 도착한다. 아프간 현지인 조력자들은 총 76가구 391명으로, 그 가운데 10세 이하 아동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어린 자녀들을 수송기 탑승 전에 보살피고 있다. 뉴시스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 자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 자녀와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의 자녀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뉴시스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국에 오는 아프간 현지인들은 70여 가족”이라며 영유아가 100명 되고, 6~10세 인원도 80여명 된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태어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신생아 3명도 포함되어 있다. 10세 이하의 아동은 약 180여명 정도로 전체 391명의 46% 정도에 이른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퍼허큘리스 수송기에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뤄낸 100% 이송률은 ‘미라클’이라는 작전명이 저절로 떠오를 만큼 ‘기적’에 가깝다. 김 실장은 이송 상황을 떠올리며 “탈레반의 검문소를 통과해 300여명이 기지(공항) 안으로 들어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고 지금도 가슴이 설렌다”며 “작전명을 ‘미라클’이라고 했는데 정말 ‘이렇게 기적이 일어나는구나’하고 기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을 한국으로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에 투입된 공군 작전요원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C-130J 수송기에 탑승할 인원을 검색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으로 이송될 아프간인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이 2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공군 C-130J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등도 자국민과 협력자 이송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7일 수천 명을 이송하고자 항공기를 보냈지만 겨우 7명만 탑승한 채 출발했고, 벨기에는 군용기에 단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

충북 진천군민들은 26일 아프가니스탄 특별공로자와 가족들이 임시 체류할 충북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입구 양쪽 도로 변에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합니다. 머무는 동안 편하게 지내다 가시길 바랍니다'는 글을 적은 플래카드를 한국어와 아프가니스탄어, 영어로 표기해 내걸었다. 뉴시스

한국에 도착할 아프간 협력자들이 머물 충북 진천군 덕산면 교학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정문 앞에는 그들의 입소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어렵고 험난한 길을 걸어온 아프간인들을 위로하는 진천 군민들이 마음이 담겼다.

수용에 앞서 진행한 주민 간담회에서는 아프간 협력자 수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으나 주민들은 이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수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영 현수막을 걸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전날 매체 인터뷰에서 “아프간 국민에 대해 우리가 수용하고 따뜻하게 좀 대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주민들이 먼저 제안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현수막을 건 진천 군민들의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진천의 품격’, ‘통 큰 배려를 보여주신 진천 군민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아프간 협력자 391명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 도착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는다. 이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확인되면 진천 인재개발원에서 6~8주가량 머물 예정이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