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걱정” “저 집 사도 될까요”…금리인상 촉각

입력 2021-08-26 15:44 수정 2021-08-26 15:52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많이 오를까요?” “지금 집 사도 될까요, 금리 인상에 집값 떨어진다는데…”

한국은행이 26일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5개월간 동결했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주식·재테크 등을 주제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금리 인상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오갔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나온 인상 결정이다.

어느 정도 금리 인상이 예상됐던 만큼 당장 개개인에게 충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의견과 장기적으로는 결국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나왔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소폭으로 이뤄져 당장 큰 타격을 주지 않으리라고 예상하면서도 추가 인상 결정 시에는 향후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붙은 대출 안내문. 연합뉴스

가장 뜨거운 주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집값이나 대출에 미칠 영향이었다. 한 부동산 카페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일반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얼마나 인상될지 모르겠다. 대출이 많은데 눈앞이 캄캄하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카페에는 “아파트를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사려 했는데, 지금 들어가면 안 되는 거냐”며 금리 인상에 따른 집값 하락 여부를 걱정하며 매수 적기를 묻는 이들도 있었다.

정부는 이번 금리 인상이 집값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장 집값에 별다른 타격이 없을 거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부동산 대책 연장선상에서 기준금리를 올렸겠지만, 이 정도 상승폭에는 타격이 없다. 초저금리 시대가 너무 지속해 이제는 좀 올려도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노무현 정부 말기 금리 인상에도 집값이 올랐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는 글도 보였다.

부동산 업계는 단기적으로 변동금리에 영향을 받는 신용대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주택 수요가 워낙 큰 터라 당분간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은 수도권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으로 금리를 꾸준히 끌어올려야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이자 부담이 늘면서 소위 ‘영끌’을 통한 투자나 집 구매는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영업부 창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포털사이트 주식·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서도 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향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상관없다. 예고됐던 금리 인상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 “찔끔 올려서 영향이 미미하다”는 반응이 나오는가 하면 “안정적으로 은행에 투자할 수 있어 주식이나 코인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증권업계는 이번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자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소폭 인상이어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자산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금리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누리꾼들은 “대출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버틴 자영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을 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면 자영업도 살아날 텐데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게 아쉽다”는 등의 반응을 내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경기 회복 기운이 약화하고 있는 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의 고통이 장기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해 대해선 최대한 신중을 기해 달라”고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김미진 박채은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