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집권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선수들이 호주 정부의 도움을 받아 탈출에 성공했다.
로이터통신은 ABC방송 등을 인용해 “호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선수를 포함한 50명 이상의 여자 스포츠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을 탈출시켰다”고 한국시각으로 25일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탈레반이 지난 15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한 이후 자국 시민들과 전직 직원들을 대사관에서 탈출시키고 있다. 1000여명의 사람이 호주 항공편으로 대피했다.
이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를 비롯한 여자 스포츠 선수들과 가족 50여명도 포함됐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여러 정부에 보냈고, 마침내 호주가 이들을 도왔다.
FIFpro는 아프가니스탄 여자 스포츠 선수들의 탈출 소식에 성명을 내고 “호주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은 여자축구 선수를 탈출시켜줘서 고맙다. 젊은 여자 선수들과 활동가들은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전 세계 동료를 대표해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전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인 칼리다 포팔도 “여자축구 선수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용감하고 강인했다. 그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더 좋은 삶을 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여자축구 대표팀은 2007년 창단 이후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고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애초 대표팀은 탈레반을 적으로 규정했다. 이번에 탈레반이 권력을 되찾자 여성 운동선수들과 그 가족까지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번 탈출로 도쿄 패럴림픽 출전이 무산된 것으로 관측됐던 아프가니스탄 선수단 몇몇이 극적으로 출전할 전망이다. 아프가니스탄 장애인 여자 태권도 선수인 자키아 쿠다다디와 육성 선수인 호사인 라소울리는 호주 정부 도움을 받아 이번에 카불을 탈출했다. 이들은 유럽의 한 국가에 체류 중이며 조만간 일본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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