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다로…26일 제주서 멸종위기 바다거북 자연방류

입력 2021-08-25 18:58
붉은바다거북. 해양수산부 제공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6마리가 26일 제주 중문 색달해수욕장에서 자연방류된다.

해양수산부는 고향에 돌아와서 산란하는 바다거북의 특성을 이용해 2017년부터 매년 색달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을 방류해 왔다. 야생에서 다치거나 좌초된 거북이나 인공부화를 통해 태어난 거북을 치료하거나 키워낸 뒤 다시 고향인 바다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바다로 돌아간 바다거북은 현재까지 모두 128마리다.

올해 바다를 향하는 바다거북은 수족관에서 인공 부화한 4년생 푸른바다거북 2마리와 야생에서 다치거나 좌초된 후 해양생물 구조치료기관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푸른바다거북 1마리, 붉은바다거북 3마리 등 모두 6마리다.

인공부화 작업엔 해양환경공단과 아쿠아플라넷 여수가 힘을 합했다. 2014년 바다거북 증식연구를 진행해 수족관 내 시설에서 2017년 푸른바다거북, 2018년 매부리바다거북의 알을 성공적으로 인공부화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제주 색달해수욕장에서 자연방류된 인공부화 3년생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는 올해 초 베트남해안까지 이동해 정착지를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거북을 방류하는 색달해수욕장은 과거 바다거북이 4차례 알을 낳은 적이 있는 곳이다. 주변 해역에 어업용 그물이 거의 없어 그물에 걸릴 위험이 낮고 먹이가 풍부한 데다 바다거북의 주 서식지인 태평양으로의 이동이 쉬워 어린 바다거북의 생존율이 높을 것으로 판단돼 방류지로 선택됐다.

바다거북은 연안개발 및 환경오염 속에 개체수가 급갑하며 멸종위기종이 됐다. 국제사회는 바다거북을 보호하기 위해 서식 현황 조사, 인공부화 및 방류, 혼획 방지용 그물개발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수부 역시 국내 연안에 서식하는 붉은바다거북·푸른바다거북·매부리바다거북·장수거북·올리브바다거북 5종을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 유통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바다거북을 포획·채취·이식·가공·유통·보관·훼손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지난해 여름 고향을 찾아 먼 길을 떠난 바다거북처럼 이번에 방류된 개체들도 드넓은 대양에서 자유롭게 생활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바다거북 등 해양보호생물이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바다를 누빌 수 있도록 다양한 보전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