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9월 강원도 평창에서 다리가 무너지기 직전 차량 통행을 제지해 인명 피해를 막아 ‘평창 송정교 의인’으로 불린 시민의 아들딸이 나란히 경찰관에 임용됐다.
25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박근민(28) 박미리(26) 남매가 신임 순경으로 평창 경찰서에 배치됐다.
평창에서 낳고 자란 근민, 미리씨는 어릴 때부터 함께 경찰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런 남매가 동시에 경찰 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같은 초임지 발령을 받은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동생 미리씨는 경찰 시험에서 1차 합격 후 2차에 고배를 마신 적이 있지만 재시험을 통해 오빠와 동시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들 남매 아버지 박광진(59)씨는 특별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박씨는 태풍 마이삭이 강타한 지난해 9월 3일 오전 7시28분쯤 평창시 진부면 하진부리 시가지와 송정리를 연결하는 송정교(길이 150m·폭 8m)가 붕괴 조짐을 보이자 다리 건너편에서 진입하던 승용차를 향해 필사적으로 손짓을 해 진입을 막았다. 30초 후 다리는 실제 주저앉았고 이 사연이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주변의 어려움을 그냥 지나치지 않아 온 아버지의 모습은 경찰관이 된 근민, 미리 남매에게 좋은 모델이 됐다. 이들은 “저희도 부모님처럼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고향인 평창의 안전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정민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