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마존’ 국내 상륙…구독 서비스 가입하면 '무료배송' 가능

입력 2021-08-25 17:29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이 국내 상륙했다. 오는 31일 11번가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오픈하면서다. SK텔레콤이 새로 출시하는 구독사업 브랜드 ‘T우주’의 ‘우주패스’를 구독하면 배송비 무료 혜택이 얹어진다. 다양한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아마존까지 동참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1번가와 SK텔레콤은 25일 공동으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T우주’ 브랜드를 론칭하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한다고 밝혔다. 미국 아마존 판매 상품 수천만개를 11번가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11번가는 아마존 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 직구족이 선호하는 상품 16만개를 선별해 ‘특별 셀렉션’을 마련했다. 아마존 핫딜 상품, 인기 구매 상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강점 중 하나는 ‘무료 배송’이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에 가입하면 구매 금액이 얼마든 1개의 상품을 살 때도 무료 배송 받을 수 있다. 국내 첫 진출에서부터 배송 경쟁력을 앞세운 것이다.

우주패스는 구독 서비스 구성에 따라 ‘우주패스 mini’(4900원)와 ‘우주패스 all’(9900원)로 나뉜다. ‘우주패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11번가 회원이면 일정 금액(월 2만8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송 기간은 평균 6~10일, 특별 셀렉션 제품은 4~6일 안에 배송 받을 수 있다.

직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판매 가격은 원화로 표시한다. 미국 가격 기반에 환율을 반영한 가격을 원화로 바꿔 노출하기로 했다. 상품검색부터 상품 정보 확인, 주문 정보 입력, 결제 등 모든 것들이 11번가 쇼핑 환경 그대로 제공된다. 상품 정보 뿐 아니라 기존 아마존에서 구매한 이들의 상품 리뷰까지 한국어로 확인할 수 있다. 반품과 환불도 전담 고객센터를 통해 편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

상품의 관부가세(통관대행수수료)와 배송비 등도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다. 결제수단 또한 새롭게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해외사용 카드가 아니더라도 국내 발급된 모든 신용카드와 SK페이 머니 등 충전형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다만 실시간 계좌이체와 휴대폰 결제는 제외된다.

아마존은 전세계 12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사업자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11번가 고객들은 국가와 언어 등의 장벽 없이 편리하게 아마존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됐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이상호 사장이 SK텔레콤과 공동으로 진행한 구독서비스 브랜드 'T우주'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11번가 제공


이커머스 업계는 아마존 국내 상륙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라고 전망한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 규모가 4조원대에 이르며, 이미 아마존 직구를 어렵지 않게 이용해왔으므로 급진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11번가와 협업으로 배송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더 뜨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당장 시장에 직격탄을 가져올 정도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차별화된 서비스가 절실한 상황에서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을 잡은 것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