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희숙 의원이 25일 “이 시간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위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갑 지역구민과 지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자신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문재인정권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치열하게 살아온 제가 국민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 교체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들께 보답하는 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부친 토지의 농지법 위반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대선 불출마는 물론 의원직 사퇴의 뜻을 밝힌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서 윤 의원 부친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해 세종시 농지 취득자격을 부당하게 얻었다고 봤다.
윤 의원은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의원은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 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며 “당에서도 이런 사실 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줬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 의원의 소명을 듣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다”며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윤 의원은 권익위 조사 의도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윤 의원은 “권익위 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 가는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 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권익위의 끼워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 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대표도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말리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이 대표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이게 나의 정치”라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의 사퇴와 대선 후보 중도하차를 강하게 만류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앞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이름을 알렸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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