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의원직 사퇴…대선 경선 여정도 멈춘다”

입력 2021-08-25 10:15 수정 2021-08-25 11:18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희숙 의원이 25일 “이 시간부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위한 여정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또 “국회의원직도 다시 서초갑 지역구민과 지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윤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자신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문재인정권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치열하게 살아온 제가 국민에게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권 교체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들께 보답하는 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부친 토지의 농지법 위반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대선 불출마는 물론 의원직 사퇴의 뜻을 밝힌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서 윤 의원 부친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해 세종시 농지 취득자격을 부당하게 얻었다고 봤다.

윤 의원은 “아버님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하는 바람에 한국 농어촌 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 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는다”며 “당에서도 이런 사실 관계와 소명을 받아들여 본인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혐의를 벗겨줬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4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 의원의 소명을 듣고 “본인이 행위에 개입한 바가 없다”며 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윤 의원은 권익위 조사 의도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윤 의원은 “권익위 조사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독립 가계로 살아온 지 30년이 돼 가는 친정 아버님을 엮는 무리수가 야당 의원 평판을 흠집 내려는 의도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권익위의 끼워맞추기 조사는 우리나라가 정상화되기 위한 유일한 길이 정권 교체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및 대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나서자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도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말리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이 대표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이게 나의 정치”라고 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의 사퇴와 대선 후보 중도하차를 강하게 만류할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앞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이름을 알렸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