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이 최근 3개월 동안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황해(서해) 북부 등 중국 전 해역에서 최소 120번의 군사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해상 경계를 강화하고 동시다발적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 해양안전청이 발표한 항해 공지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지난 3개월간 전 해역에서 적어도 120차례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중 보하이 해협과 북황해에서 48번 이상의 훈련이 진행됐다. 이곳은 중국군의 해상 무기 시험장이 있고 수도 베이징으로 향하는 관문이어서 집약적인 훈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의 전장인 대만 인근에서도 약 39번의 군사 훈련이 실시됐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밀착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군용기를 띄워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 등이 언급되자 중국군은 28대의 군용기를 보내 역대 최대 규모의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만 주변 해역에서의 중국군 훈련은 지난해부터 거의 일상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중국해에선 적어도 26번의 군사 훈련이 진행됐는데, 중국은 미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SCSPI)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근접 정찰, 미국과 영국의 항공모함 항행 등 중국을 도발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군은 이밖에도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서도 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이 기간 중국군이 운용 중인 거의 모든 최신형 전함과 전투기가 동원됐고 때때로 합동 작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24일부터 남중국해와 북황해, 보하이 해협 등 3곳의 항해 제한 구역에서 실탄 훈련을 실시 중이다.
중국의 군사 전문가 송중핑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군이 주요 해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동시다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는 미국을 겨냥해 “중국군이 전략적 해상 방어 경계선을 구축했다는 의미”라며 “적대 세력이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