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 아프간 현실을 알리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아프간 출신 Z세대 여성 인플루언서들이 주목받고 있다.
7만3000명 이상의 틱톡 팔로어를 둔 크리스털은 아프간 현지에 있는 이들의 비통함을 공유하는 콘텐츠를 계속 업로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SNS에는 장단점이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이 처한 현재 상황에서 필터링 되지 않는 미디어는 SNS뿐”이라며 자신이 고국에서 벌어지는 혼란 상황을 전하는 데 매달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스털은 미국에 이민해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이지만 가족은 아프간 현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NBC 뉴스 측에 가족의 안전을 위해 성을 제외한 이름만 보도할 것을 요청했다.
자흐라 하시미(Zahra Hashimee·22)는 아프간 의회 의원들에 행동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이끄는 청년이다. @muslimthicc이라는 이름으로 300만 틱톡 팔로어를 보유한 그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 아프간 의회에 항의 전화를 거는 방법을 공유하며 팔로어들에 단체 행동을 독려하고 있다.
자흐라 하시미가 제공하는 구글 독스 링크에는 관련 부처 명단, 연락처와 함께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돕고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해줄 것을 국제 사회에 촉구하는 내용의 전화 대본도 담겨 있다.
그는 지난 17일(현지시간)엔 틱톡 계정에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이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라며 아프간 의회에 항의 전화를 거는 동영상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정기적으로 뉴스를 확인하기 어려운 팔로어들에게 뉴스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인플루언서도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30만명에 육박하는 아예다 샤답(Ayeda Shadab·28)은 아시안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아프간 출신 인플루언서다. 그는 인스타그램 피드와 스토리를 활용해 아프가니스탄의 최신 소식을 전하고 있다.
NBC 뉴스 등 외신들은 이들의 활동을 소개하며 “아프간에서 SNS에 게시글을 올리는 것조차 특권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프간 전역의 주민들은 휴대전화와 SNS 계정 등에 올렸던 사진들이 서방 국가나 국제 인권 단체 등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적될 것을 우려해 모든 사진을 삭제하고 있다.
천현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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