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로 강원도 삼척시 삼척항에 조성한 지진해일 침수방지 시설(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강원도환동해본부는 삼척항에 설치한 지진해일 침수방지 시설을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24일 밝혔다. 동해 북동부해역(일본 북서근해)에서 진도 7.0 이상의 해저지진이 발생해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밀려오면 항 입구에 설치된 수문을 내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시설이다.
도환동해본부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2014년부터 총사업비 470억원을 투입해 지진해일 방지시설 조성 공사를 진행해 왔으며 다음 달 완공된다.
삼척은 일본지역에서 발생한 강진에 의해 1983년 임원항, 1993년 삼척항 등 두 차례에 걸쳐 지진해일이 발생해 5명의 인명피해가 나고, 선박과 가옥이 파손되는 등 재산피해를 입었다.
삼척항은 일본 서북해안 5곳에서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해 지진 해일을 예상한 결과 평상시보다 2.6m 높은 해일이 밀려와 동해안 항구 가운데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됐다.
이 시설은 일본 누마즈항에 설치된 지진해일 방지 수문을 모델로 삼았다. 수문은 높이 7.1m, 길이 50m, 두께 5m, 무게 511t 규모로 3.5m 높이의 파고를 막을 수 있다.
평상시에는 수문이 올라가 있으며 지진해일 경보 발생 시 권양기(도르래)를 이용해 수문을 내린다. 수문을 완전히 내리는 데 30분가량 걸린다. 이와 함께 항구의 낮은 도로와 시설 주변에는 높이 3.5m, 길이 947m의 방호벽을 설치해 해일 피해를 이중으로 차단한다.
일본 해역에서 해저지진 발생 시 삼척항에 지진해일이 도달하는 평균시간은 1시간45분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경보 발령 시 2분 내 상황전파와 주민대피를 한다. 45분 동안 바다로 나갔던 배들을 항 내로 대피시키고, 남은 시간 동안 수문을 내리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지진해일 방지는 물론 평상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관을 설치 운영한다. 교육관은 지진해일의 위험성 및 행동요령을 알려주는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전망대, 휴게시설을 설치해 관광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침수방지 시설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뿐 아니라 독립문 형태의 아름다운 구조물로 지역의 상징 건축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척=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