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하니 돌파구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이어지며 소상공인들이 생업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한 사례가 있어 눈에 띈다.
묵은지를 활용한 김치찌개와 우대 갈비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오모가리컴퍼니 김형중(51) 사장은 최근 코로나19로 급락한 매출을 다시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김형중 사장은 “매출 정상화 노력에 대한 저의 사례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요식업계 소상공인과 공유하고 싶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함께 고통을 이겨내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형중 사장은 3대에 걸쳐 수십 년간 요식업에 종사하며 잔뼈가 굵은 요식업계 집안이다. 그의 할머니 대부터 묵은지를 담아 김치찌개를 판매하는 음식점을 운영해 왔다.
할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그의 묵은지 김치찌개는 맛을 인정받으며 국내 대형 온라인 판매 채널에 포장 제품을 납품하는 등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직원과 우연한 인연으로 고기 사업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대형 갈비 체인점에 고기를 수년간 납품했지만,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거래처 납품이 확 줄어들게 됐다.
김형중 사장은 매출이 반 토막 나면서 거래처 납품보다 직접 가게를 열어 판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9월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에 우대 갈비 전문점 LA에서 훔친갈비를 창업하게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자, 그는 배수의 진을 치고 자신의 사업 기조까지 바꾸며 박리다매 전략으로 무한리필 전문점을 오픈한 것이다.
김형중 사장은 “요식업 자영업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이 박리다매다. 제게는 마지막 선택이었다”라며 “그런데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해 손님들이 오지 않아 배달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매출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서빙 로봇 도입해보기도 하고, 족발·보쌈 등 메뉴의 다양화도 나섰다. 무한리필 고깃집이었지만 배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그의 연구 끝에 반짝 영업이 잘된 시기도 있었지만, 역시나 코로나19 여파는 이겨내지 못했다. 매출이 다시 뚝 떨어지면서 김형중 사장은 또다시 고심했다.
김형중 사장은 “매출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트랜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 막 밀키트 전문점이 생기는 것을 보고 매장에서 검증받은 우리 음식을 밀키트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형중 사장은 자신의 매장 한편에 작은 공간을 마련해 지난 6월 밀키트 전문점 ‘더잇24(THE eat24)’를 오픈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김형중 사장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매출은 뛰었고, 음식점 재료를 밀키트에도 활용하게 되면서 골치 아팠던 재고 또한 사라졌다.
낮과 밤에는 배달과 홀에서 음식을 팔고, 영업 후에는 24시간 밀키트 판매점에서 매출이 나왔다.
주변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달라진 건물의 분위기 때문인지 김형중 사장의 음식점이 입점해 있는 건물주가 2호점을 제안했다.
이에 8월 12일 더잇24 2호점인 김포풍무점을 직영으로 오픈했다. 오픈 첫날 매출이 300만원이 넘게 나오는 등 결과는 대박이었다.
성공을 본 주변 지인들은 김형중 사장에게 체인점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용인흥덕점, 시흥배곶점, 마포도화점, 마포구청점, 전주여의점 등 현재 준비 중인 곳만 7곳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상황은 최악이었지만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도전하게 됐다.
김형중 사장은 “코로나19로 요식업계가 너무나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 요식업계 소상공인들이 익힌 음식만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면 어디에나 길은 있다”면서 “표준화·단순화·전문화를 거쳐 손님들에게 검증받은 우리 매장의 음식을 판매한다면 성공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형중 사장은 “사업을 성공하려면 그 업계의 ‘쟁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장의 트랜드를 읽고 더 맛있는 음식을 고객에게 전해주기 위해 계속 함께 노력하자”고 요식업계 소상공인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했다.
김포=글·사진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