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백신이 답”… 중증화 25배↓ 감염 확률도 8배↓

입력 2021-08-23 18:1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모더나 백신 101만회분이 23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옮겨지고 있다. 인천공항=권현구 기자


정부가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 탓에 국민의 접종 의지가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드물게 일어나는 돌파감염을 이유로 접종을 피하다간 감염 후 상태가 악화되거나 사망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접종을 일찍 시작한 이스라엘은 돌파감염 확률을 낮추는 데 부스터샷(추가 접종)이 효과적이란 분석 결과도 내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5월부터 7월 24일까지 발생한 확진자 6만5347명 가운데 위중증·사망자는 1415명(2.2%)이었다고 밝혔다. 위중증·사망자 중 미접종자는 91.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1차 접종자는 8.1%였고, 접종완료자는 0.6%에 불과했다. 방역 당국은 이를 토대로 돌파감염에 대한 우려보다 접종 후 이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돌파감염 사례가 전체 백신 접종자 증가로 증가했지만 비율로는 크지 않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2111명으로 전체 접종자의 1%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백신을 맞아도 감염될 수 있다면 굳이 접종을 해야 하냐는 회의론이 나온다. 정부는 백신 무용론, 회의론이 앞으로 진행될 만 18~49세 접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접종 독려에 나섰다. 설령 돌파감염이 일어난다 해도 상태가 악화되거나 사망하는 경우를 억제하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돌파감염이 2000여건이라고 하면 숫자가 많아 보이지만 전체 예방접종자 규모로 따지면 0.03%”라며 “5~7월 (확진자) 분석자료를 보면 예방접종을 할 경우 중증환자로 진행되는 것을 85% 정도 예방했고, 사망은 97% 정도 예방됐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확진자의 중증화를 25배 낮추고, 감염 가능성 자체도 8배 줄인다고 보고했다.

젊은 층에선 중증화, 사망 위험이 비교적 낮은 상황에서 굳이 접종을 해야 하느냐는 회의론도 있다. 하지만 젊다고 위험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 이날 0시 기준 20대 사망자는 8명, 위중증 환자는 7명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1월 20일부터 4차 유행이 막 시작되던 지난달 8일까지 20대 사망자는 3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5명이 발생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자는 코로나19에 걸려도 다른 사람까지 감염시킬 위험이 절반 정도로 낮아진다.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돌파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확률은 미접종자 비해 50% 낮았다, 네덜란드 자료에서는 70%까지 추가 전파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백신을 3차까지 접종했을 경우 재감염률이나 중증 악화율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60세 이상을 상대로 화이자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한 지 10일이 지난 후 효과는 2차 접종을 마쳤을 때보다 4배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중증 악화나 입원 등을 막는 데는 5∼6배 효과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스라엘 4대 의료관리기구(HMO) 가운데 하나인 마카비도 지난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부스터샷이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부터 60세 이상 3차 접종을 시작했으며, 지난 18일부터는 이 연령 기준을 40세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스라엘은 전체 인구 930만명 중 150만명이 3차 접종을 마쳤다.

최예슬 황윤태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