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서 돈 좀 벌어볼까…페이스북 이프랜드 수익모델 내놔

입력 2021-08-23 16:32
페이스북이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가상 업무 공간 '오라이즌 워크룸'. 페이스북의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활용해 참여할 수 있다. 페이스북 제공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국내외 기업들의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막대한 기술개발·운영 비용에 비해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기업들이 수익 확보에 나선 것이다. 단순히 새로운 가상공간의 의미를 넘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수익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치열하다.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VR을 바탕으로 한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섰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공개한 가상 업무 공간 ‘호라이즌 워크룸’이 대표적이다. VR 헤드셋을 쓰고 워크룸에 참석하면 가상 화이트보드를 이용하고 화상 통화를 거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호라이즌 워크룸은 페이스북의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가 있어야만 참여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페이스북의 사업 모델은 비싼 기기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연간 수십억 달러를 메타버스 개발에 쏟아내는 페이스북으로선 기기 판매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게임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게임 크리에이터와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메타버스 상에서 게임을 만들어 판매하면 이를 로벅스라는 가상 화폐로 지급하는데, 이를 현금화할 때 수수료를 떼어간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콘서트를 열고 수업과 회의를 할 수 있는 가상공간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는 연내에 마켓 시스템을 선보여 수익화를 꾀할 예정이다. 사진은 SK텔레콤 모델이 이프랜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국내기업들은 광고와 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는 앱 내 광고와 크리에이터가 만들어 판매한 아이템의 수익에 대한 수수료로 돈을 번다. SK텔레콤 이프랜드도 연내에 이용자들이 가상 아이템을 구매하고 판매할 수 있는 마켓 시스템을 출시할 예정이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제페토는 유명 브랜드와 협업한 가상 캐릭터 의상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이프랜드는 K팝 팬미팅, 불꽃놀이 등 기업과 제휴를 통한 여러 행사를 진행한다.

저조한 수익으로 인한 의문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와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기업들은 지난해 적자 실적을 면치 못했다. 다만 기업들은 아직 메타버스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 개발보단 추후 사업 확장을 위한 이용자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제페토에 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유입되고 이들이 활발하게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며 “수익에 대해 크게 리스크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