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이 국내 모든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고 23일 밝혔다. 오리온은 2013년 이후 8년째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다만 해외법인은 국가별 원가 인상 영향의 차이에 따라 인상폭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액란류, 유지류, 전분당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면서 제조원가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각종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제조원가율 상승폭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생산과 물류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 글로벌 통합 구매관리, 비효율 제거 등을 통한 원가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오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038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을 기록했다(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16.8%로 전년 동기 대비 1% 포인트 상승해 가격 동결이 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은 2014년부터 윤리 경영 차원에서 제품 포장재의 크기와 인쇄 도수를 줄여 절감된 비용을 가격 동결과 제품 증량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오리온은 이 ‘착한포장 프로젝트’ 또한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지만 중국 법인은 다음달 1일부터 초코파이 등 파이류 4종 가격을 6~10% 인상한다.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중국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재료 단가 인상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원재료인 쇼트닝, 전분당, 프라잉 오일의 가격이 인상된 점을 반영한 조치다. 인상 제품 외의 파이류, 스낵, 비스킷, 껌, 젤리 등의 23개 브랜드는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러시아 법인은 오는 10월부터 파이, 비스킷 등 모든 품목에서 7%가량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러시아는 설탕, 밀가루, 코코아의 원료 단가가 올랐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 하락 영향까지 더해져 원가 상승 압박이 가장 심한 지역이다.
베트남 법인은 가격을 동결한다. 경쟁이 치열한 스낵류는 가격 인상 대신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시장점유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이류는 이익율이 높아 원가 상승 방어가 가능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베트남 법인은 전체 매출의 볼륨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지속 성장시켜 나가는 한편 영업비용의 효율적 집행 및 판관비 절감 등으로 가격 억제 정책을 지속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