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도 美 부촌 거주…무책임한 아프간 대통령 일가

입력 2021-08-23 15:51 수정 2021-08-23 15:57

아프가니스탄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의 딸이 미국에서 예술가이자 영화제작자로 호화생활을 한다고 알려진 데 이어 아들 역시 미국 워싱턴D.C의 고급 타운하우스에서 풍족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최근엔 대통령 동생인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 충성 맹세를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알려지며 무책임한 아프간 대통령 일가에 대한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데일리메일, 뉴욕포스트 등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데 따르면 가니 대통령의 아들 타렉 가니(39)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120만 달러(약 14억 2000만원) 상당의 타운하우스에 거주 중이다.

타렉은 이 타운하우스를 2018년 95만 9000달러(약 11억 3000만원)에 샀는데, 코로나 이후 집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의 평균 부동산 가격은 미 전국 상위 7%에 속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타렉은 스탠퍼드대에서 국제 안보학으로 학사·석사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해 현재는 워싱턴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탠퍼드대 재학 시절엔 1년간 휴학을 하고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아버지의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으며 비영리 기구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일한 이력도 있다.

그러나 그는 현재 탈레반에 넘겨진 아프간 상황에 대한 언급은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타렉은 인터뷰 요청에 ‘싫다’며 현관문을 닫고 거절했는데, 몇 시간 뒤 지인과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데일리메일은 “취약 국가가 재건되는 역사를 목격한 것은 타렉에게 분명히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그의 경력에 결정적 측면으로 작용됐을 것”이라면서 “그동안의 배경과 전문 지식에도 불구하고 왜 아프간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를 거부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가니 아프간 대통령 동생인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아프간 정부 일가가 보여준 무책임함은 이것이 끝이 아니다. 아프간 대통령의 동생인 하슈마트 가니(61)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것. 지난 21일 오후 SNS에는 하슈마트 가니가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한 무리의 남성이 서로 손을 모으고 구호를 외친 뒤 이마에 키스하며 기뻐한다. 이 자리에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지도자 칼릴 알라흐만 하카니로 보이는 인물이 함께하고 있다.

이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니 대통령과 가족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냐. 가니 대통령은 돈을 가지고 대피하고, 동생은 탈레반의 손을 잡았다니”라며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가니 대통령 본인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 입성하던 날 이미 카불을 떠나 아랍에미리트로 도피했다. 본인은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떠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가니 대통령의 딸 마리암 가니(42)도 미국 브루클린의 고급 주택에 살며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