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딸 안설희, 코로나 인체침투 ‘관문’ 논문 제1저자 등재

입력 2021-08-23 06:37 수정 2021-08-23 09:50
아마로 교수 연구실 홈페이지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딸 안설희씨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체 세포에 침입하는지 규명한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됐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안설희 박사후 연구원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로미 아마로 교수팀이 지난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 게재한 연구논문의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동 제1 저자는 테라 슈타인 박사다.

이번 연구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모의실험)으로 진행됐다. 안 박사와 슈타인 박사가 속한 UCSD에서 이뤄졌다.

논문의 교신 저자로 참여한 아마로 교수는 “우리는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감염되는지 본질적으로 알아냈다”며 “당 사슬이 없으면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감염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당 사슬(글리칸)이 코팅돼 있다. 이 글리칸이 지렛대처럼 작용해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바꿔 인체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기 좋은 형태로 만들어 준다. 당 사슬은 아주 희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면역체계를 속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구조는 과거 정지상태 사진으로만 밝혀졌지만, 연구진은 영상으로 이를 구현했다.

평소에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의 ACE2에 결합하는 부위(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에 숨겨져 있다가 당 사슬(N343)이 지렛대처럼 단백질을 들어 올린다. 이렇게 구조가 바뀐 단백질은 인체 세포에 붙어 있는 ACE2에 결합하기 좋은 상태가 된다. 평소에는 닫아놨다가 당 사슬 게이트가 열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가 인체 세포에 결합하기 좋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텍사스 오스틴대(UT Austin)의 연구진은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당 사슬의 역할을 실험으로 살폈다. 오스틴대의 제이슨 맥렐란 부교수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체를 만들어 당 사슬 게이트가 부족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폈다. 맥렐란 교수는 “당 사슬 게이트가 없으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필요한 형태를 취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