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 701만회분이 앞으로 2주간 들어오기로 하면서 당장 백신 수급에는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7월에 연기된 물량 중 일부가 아직도 들어오지 못했고, 애초에 받기로 한 8월 물량도 결국 다 못 채웠다. 일부 물량은 9월 첫째 주에 들어올 예정이어서 사실상 또 공급이 지연된 셈이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모더나 백신 공급이 지연되면서 모더나 백신의 공급 리스크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모더나사가 전날 백신 701만회분을 향후 2주간 공급하기로 통보했다고 22일 밝혔다. 23일 101만회분이 들어오고 나머지 600만회분이 9월 첫째 주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모더나사가 지난 6월 생산 차질로 인해 8월 물량(850만회분)의 절반 이하만 공급이 가능하다고 통보한 것보단 많은 양이다. 지난 13일 정부 대표단이 미국 모더나사를 방문해 8월 공급물량 확대 등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원래 계획보다는 215만회분이 부족하다. 원래 8월에 받기로 한 850만회분과 7월에 도입되지 못한 물량 66만회분을 합하면 총 916만회분이 들어와야 한다. 모더나가 주기로 한 701만회분은 온전히 8월 공급 계획을 지켰다고 보기도 어렵다. 23일 공급분을 제외하고 600만회분 중 일부는 9월 첫째 주에 들어온다. 사실상 8월이 아니라 9월 공급으로 미뤄진 셈이다.
다만 정부는 하반기 백신접종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도태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은 “현재 통보받은 물량으로도 추석 전에 1차 접종 70% 달성이 가능하다”며 “앞으로 고위급 실무협의를 통해서 7~8월에 미공급된 물량이 9월 공급계획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도입분을 9월에 들여오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달성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모더나는 7월에 이어 두 달째 약속했던 공급 물량을 못 채웠다. 현재까지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연내 공급량 4000만회분 중 실제 도입 물량은 6.1%인 245만5000회분에 불과하다. 모더나 측은 그동안 공급에 차질을 빚었던 원인인 생산 문제가 거의 해결됐다고 정부에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 각국에서 이 백신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국가가 많은 만큼 수급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더나 백신의 수급은 오는 26일 진행되는 만 18~49세 접종 계획에 영향을 미친다. 이 연령대에서 26~29일 백신을 맞는 접종자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이후 접종자는 모더나, 화이자 중 하나를 맞게 되지만 모더나의 수급 불안정 탓에 아직 백신 종류가 정해지지 않았다.
중대본은 루마니아 정부와 모더나 백신 스와프(교환)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루마니아 정부는 백신을, 우리 정부는 방역에 필요한 의료기기·장비를 주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루마니아 정부에 우리 측이 진단키트 등 방역장비를 지원하면서 양국 간 신뢰가 쌓여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