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가 11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하고 2021시즌을 마감할까. 마지막 희망은 ‘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8)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위민스오픈 3라운드를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10위권에서 완주한 김세영은 이제 반격의 티샷을 조준한다.
김세영은 21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2·6849야드)에서 열린 AIG 위민스오픈 3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보기 4개와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를 기록해 공동 8위로 밀렸다. 1라운드에서 공동 선두, 2라운드에서 공동 3위에 올랐지만 3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우승 경쟁으로부터 다소 멀어졌다. 중간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친 공동 선두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나나 마센(덴마크)과 김세영의 간격은 3타 차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를 정복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 여자골프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해 2연패 도전도 불발됐다. AIG 위민스오픈은 LPGA 투어의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마지막이다. 김세영을 포함한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일구지 못하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무관을 기록한다.
김세영은 경기를 마친 뒤 “티샷이 중요한 코스다. 티샷이 왼쪽으로 밀려 보기가 나왔다”며 “이날 비도 많이 내려 경기가 쉽지 않았다. 내일 준비를 잘해 나오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빨간 바지를 입고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을 수성하거나 기존의 선두를 추월한 역전 우승을 일군 적이 많았다. 바지의 색상만큼 인상적인 뒷심으로 ‘빨간 바지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한 번 마법을 발휘하면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도 지킬 수 있다.
신지은은 중간 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27위, 이정은과 지은희는 2언더파 214타로 공동 33위에 있다. 메이저 퀸 박인비는 이날 버디 1개를 잡고 보기를 6개나 범해 하위권으로 밀렸다. 5타를 잃고 중간 합계 6오버파 222타를 적어낸 박인비의 순위는 공동 61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