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살려달라’며 날카로운 철조망 위로 던져진 아프가니스탄 아기들을 돌보는 외국 군인의 모습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 중앙사령부 공보실이 외신에 제공한 사진과 아프가니스탄 현지를 취재 중인 기자의 SNS에 종합하면, 아프가니스탄 내외에서 파병 중인 외국 군인들은 철조망 너머로 건네받은 현지 아기를 조심스레 돌보고 있다. 대부분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인데, 이들은 말 그대로 24시간 어른 손이 필요하다. 군인 일부는 총 등 무기를 내려놓고 아기들은 품에 안았다.
우는 아기를 달래려 일어나 선 군인의 모습도, 마치 자신의 아기를 안은 듯 자는 아기를 보며 미소를 숨기지 못한 장면도 포착됐다. 그들도 누군가의 엄마, 그리고 아빠이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 부모들은 최근 카불 공항과 호텔 인근에 설치된 철조망 위로 아기를 넘겼다. 한치 앞 미래를 예상할 수 없게 되자, 아기라도 살리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철조망 넘어엔 미국이나 영국 등 외국에서 파병 나온 군인들이 있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최근 보도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일부 아기들은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떨어져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 아기를 던졌다”고 했다. 이어 “던져진 아기 몇 명은 철조망 위에 떨어졌다”며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나중에 밤이 되자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미국 CBS뉴스 기자와 특파원과 계정에도 아기를 조심스레 안고 이동하는 아프가니스탄 내 외국 군인의 사진이 올라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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