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미군기지, 아프간 난민 수용지로 검토” WSJ 보도

입력 2021-08-22 11:38 수정 2021-08-22 14:31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18일(현지시간) 한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국제사회가 나서서 자국 난민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며 울먹이고 있다. 인도 거주 아프간인들은 이날 국제사회에 자국 난민 지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는 수십만 명이 피난길에 오르자 주변국과 유럽 등지는 난민 유입 사태를 우려하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해외 미군 기지를 아프가니스탄 피난민 수용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아프간 피난민들을 수용하면서 카타르와 바레인, 독일에 있는 미군 기지가 혼잡해져 미 국방부를 중심으로 이를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와 인디애나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기지를 미국 내 잠재적인 난민 수용지로 보고 있다. 이밖에 한국과 일본, 코소보, 바레인,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를 새로운 피난민 수용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가 이처럼 해외에 있는 미군 기지로 눈을 돌린 건 단순히 혼잡도 완화를 위해서만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아프간 피난민 수용 문제를 두고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은 해외에 있는 자체 시설들을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미 관리들은 전했다.

AP뉴시스

미 관리들은 기본적으로 워싱턴DC 외곽에 있는 덜레스 국제공항이 급증하는 아프간 피난민들의 관련 절차를 처리하는 핵심 장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피난민 수용을 위해 뉴저지주 기지를 비롯해 최소 1곳 이상의 미군 기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뉴저지주 기지에서는 주거를 위한 천막 설치와 의료 용품, 음식, 물, 조명 등 물자 지원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미 행정부는 카불 공항에 몰려든 아프간 난민의 인구 과밀 현상을 줄이기 위해 아프간 미군 기지를 확장하고 수용 가능한 기지 수를 늘려가고 있다. 또 피난민 대피를 위해 민항기를 활용한 긴급 수송 프로그램 발동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인 2500명을 포함해 총 1만7000명을 카불에서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