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경선준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지 하루 만인 21일 당내 패거리 정치 및 이준석 대표와 최근 일부 대권 주자 간의 갈등 상황 등을 모두 비판하며 화합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새로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전날 사퇴한 서 의원은 20일과 21일 잇따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벌써 누구의 캠프네 또 또 다른 누구의 캠프네 하면서 패거리를 지어서야 되겠냐”며 “특정 후보자의 이해관계를 쫓아 당을 흔들고 싸움박질이나 일삼아서야 어찌 국민을 뵐 수 있겠나”라고 했다.
“싸움을 말려야 할 당 대표자가 진실공방에 나서며 오히려 싸움판을 키우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라고 지적한 서 의원은 “국민의힘이 지금 정권교체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건 2030 젊은 세대가 국민의힘 당원이 되겠다 나서줬기 때문이다. 그게 이준석으로 대표되는 신드롬이다. 불과 두어 달 만에 초심을 잊어서야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래서야 결코 정권을 교체할 수 없다”고 한 서 의원은 “젊은 당 대표를 뽑으면서까지 국민이 걸었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결코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서 의원은 “그동안 나를 겨눠 숱한 비난이 쏟아졌다”며 “때로는 차마 입에 담기조차 어려울 정도의 모욕마저도 오로지 정권교체를 할 초석을 닦아놓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감내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경준위원장직을 사퇴하면서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준위가 마련한 대통령 후보 선출 계획이 최고위원회에서 추인된 만큼 이제 하나의 고비는 넘겼다는 생각에 용단을 내렸으나 결코 홀가분하지는 않다”고 했다.
전날 서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경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경준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서 의원은 사퇴 이유에 대해 “경준위원장으로서 그동안 경준위가 후보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활동을 했지만 캠프라든가 다른 분들의 입장차로 인한 오해, 억측으로 인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의심받는 처지에 대해서 상당히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당내 갈등이 경준위원장 사퇴와 선관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내 결정으로 정리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대선 경준위원장을 하면서 후보 봉사활동, 토론회 등을 기획했지만 윤석열 캠프와 최재형 캠프 등에서 불공정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 의원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불공정 논란으로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서 의원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일각에서 반발이 쏟아지자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대표는 이날 21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서 의원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서병수 전 위원장님께 평생 죄송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며 “그분은 계파논쟁에 휩싸일 분이 아니다. 친이, 친박계가 싸울 때도 큰 틀에서 친박 정도로 분류됐던 분인데 (일부 캠프에서) 갑자기 불공정 아이콘으로 만들며 5선 의원을 짓밟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