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부를 축적한 해외 유명 스타들이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전 재산 기부를 선택하고 선언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영화 ‘007’ 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받았다.
크레이그는 영국의 월간지 캔디스매거진과 인터뷰에서 “다음 세대에 큰돈을 남기고 싶지 않다”며 “상속은 무척 불쾌하다(distasteful)”고 표현했다. 이어 “내 철학은 죽기 전에 돈을 쓰거나 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예매체 페이지 식스는 크레이그의 재산이 1억6000만 달러(1879억원)에 달한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2월 5일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 배우 커크 더글러스도 6100만 달러(약 744억 원)에 해당하는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본보기가 됐다. 그는 아들인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를 포함한 세 자녀에게는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
더글러스의 재산은 모교인 세인트로렌스 대학, 커크 더글러스 극장, LA 소아 병동 등 자선단체에 고루 기부됐다. 할리우드 대표 자선가로도 유명했던 그는 생전에도 학교와 의료 단체에 꾸준히 거액을 기부해 왔다.
그는 2015년 미국 잡지 더 할리우드 리포터와 인터뷰에서 가난한 삶에도 이웃을 돕던 어머니를 회상하며 “어머니는 나에게 ‘다른 사람을 잘 보살펴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그 말씀이 항상 맴돈다”고 기부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영웅본색’으로 유명한 홍콩 배우 주윤발은 8100억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사후 기부하겠다고 2018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홍콩 영화 매체 제인스타스와 인터뷰에서 “그 돈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가난으로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던 주윤발은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이어가는 스타로 유명하다. 그는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2만원)를 쓰고 교통수단으로는 버스를 이용한다”고 자신의 소비생활을 밝힌 바 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