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이냐” 몰라보게 달라진 전두환 알고 보니 ‘혈액암’

입력 2021-08-21 08:39 수정 2021-08-21 09:58
좌측은 지난해 11월 30일 모습. 뉴시스, 우측은 지난달 8일 모습. 연합뉴스

전두환(91) 전 대통령이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지난달 9일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 법원에 출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몰라보게 달라져 대역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는 의료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13일 신촌세브란스에 입원한 전 전 대통령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매체에 “전 전 대통령이 혈액 검사 등에서 암이 확인됐고 최종적으로 골수 검사를 받고 곧 퇴원할 것으로 안다”며 “지금까지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다발성 골수종이 확실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이 고령이라서 항암치료를 견디기 힘들고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대증요법으로 치료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증요법은 겉으로 나타난 병의 증상에 대응하여 처치하는 치료법이다. 열이 나면 해열제를 투여하는 식이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은 전해질이 부족한 상태라서 전해질 보충, 고칼슘혈증 교정 등의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딱히 다른 치료를 할 게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전해질은 체세포 내로 영양소를 옮기고 노폐물은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은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백혈병의 한 종류인 형질세포(Plasma Cell)rk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혈액질환이다. 특히 뼈를 파고드는 것이 특장이다. 면역장애, 조혈장애, 신장 장애를 일으킨다. 2015년 상대 생존율이 46.6%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광주지법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부인인 이순자씨와 함께 출석했다. 이날 그는 지난 재판 때보다 수척해진 모습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네티즌 사이에선 “대역을 쓴 게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이날 전 전 대통령은 호흡 곤란을 호소해 20분 만에 퇴정했다. 이날 재판에서 자신의 거주지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재판이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졸기도 했다. 자신의 거주지조차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동석한 이순자 여사가 먼저 말하고 전 전 대통령이 따라 말하는 형태로 답했다. 지난해 11월3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면서 시민단체의 항의에 “말조심하라”고 호통쳤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