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고향서 “정치의 첫발” 대권도전 공식화…‘한국의 마크롱’ 꿈꾸나

입력 2021-08-20 11:37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를 방문, 오웅진 신부와 대화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 측 제공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대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고향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에서 세력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다른 유력 주자보다 출발이 늦은 만큼 인지도를 높이고, 정치인으로 변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충북 음성을 찾아 ‘꽃동네’를 방문했다. 그는 방명록에 “고향의 품에 와서 국민 삶을 보듬는 정치의 첫발을 내딛습니다”라고 썼다. ‘정치의 첫발’은 대권 행보 시동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김 전 부총리는 앞서 전날 재경 음성군 고문단과 미팅에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장관 출신인데 장관을 그만두고 갑자기 대통령 출마 선언을 자기 고향에 가서 한 100여명을 모아서 했다”며 “남들이 보면 소박하지만, 결국 양당 구조를 깨고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부총리의 행보는 마크롱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연 전 부총리가 20일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를 방문, 방명록에 남긴 글. 김 전 부총리 측 제공

그는 또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20여년 동안 구조적인 문제를 가져왔으나 정치권에서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악화시키고 갈등과 분노를 조장했다”며 “정권교체나 정권 재창출을 넘어서 정치판 자체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세력 교체를 내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기존 정당과 경쟁하면서 제3지대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합당이 아닌 독자노선을 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도 주목된다. 제3지대에서 힘을 합친 후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 등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8일 안 대표와의 만남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