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당일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촬영을 강행한 사실에 대해 경기도가 해명하고 나섰다.
경기도는 20일 입장문을 통해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건 당일 이 지사는 재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화재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다.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지 말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 업무종료 후 이 지사는 경상남도와 상생협약식 체결을 위해 창원시로 이동했고, 다음 날인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고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후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피게 한 뒤,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황교익 TV’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도는 이 지사가 일정을 진행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 18일 예정된 고성군과 협약 등 공식 및 비공식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오후 화재현장으로 출발해 18일 새벽 1시 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는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가슴 아픈 사고”라며 “노동경찰 확충과 근로감독권한을 지방정부가 공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 지사의 지난한 요구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자는 호소”라고 밝혔다.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은 낮 12시 6분쯤 동료 소방관들과 물류센터 지하 2층에 진입한 후 실종됐다가 48시간여 만인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이 지사가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 촬영 등 일정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19일 논평을 통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 지사가 화재 사건 당일 황교익씨와 유튜브 촬영을 강행했다는 언론보도에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며 “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화재 당일 창원 일정을 강행했고, 다음날인 18일 오전 1시32분에야 화재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라며 “관련 보도에 대해 성실하게 국민께 소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에게는 물류센터 대형 화재, 소방관의 고립 등 그 무엇보다 황교익TV가 중요하다”며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대선후보사퇴는 물론 지사직도 사퇴하라”고 직격했다.
이어 “전 국민이 김동식 구조대장의 생사를 걱정할 때, 이재명은 황교익 TV에 출연한다”면서 “국민 안전 문제가 생겨도, 소방관이 위험해도 유튜브가 하고 싶으면 한다”고 거듭 비판했다.
원 전 지사는 “이런 이재명 후보가 도민에 대한 책임을 운운하는 것이 매우 가증스럽다”며 “지사찬스 남용 때문에 자진 사퇴하는 것이 아닌, 경기도민이 해고를 시켜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이기인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지사는 사고 당일의 행적을 즉각 공개하라”면서 “만약 고립된 소방관의 사투 소식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 출연을 하고 있었다면 1400만 경기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도지사의 책무를 버린 것과 다름없다. 그런 사람은 대통령 후보는커녕 도지사 자격도 없다”고 일갈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