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인플레 압력…7월 생산자물가 9개월 연속 상승

입력 2021-08-20 07:25 수정 2021-08-20 07:26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풍경. 최현규 기자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폭염에 농산물 가격 급등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6월(109.22)보다 0.7% 높은 110.02(2015년 수준 100)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째 상승세다.

지난해 7월 대비 상승률은 7.1%에 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경기 침체의 기저효과에 원자재가격 급등까지 더해지며 2011년 6월(7.2%) 이후 10년 1개월 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과 축산물 물가가 모두 전월 대비 2.4%씩 올랐다. 시금치(76.0%), 수박(40.1%), 닭고기(18.4%) 등 폭염 등 영향으로 관련 품목이 급등한 여파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석탄·석유제품(5.1%), 제1차금속제품(1.6%) 등이 크게 오르며 공산품 물가도 1.0% 높아졌다.

서비스업 물가는 0.4% 상승했다. 운송(1.0%), 음식점·숙박(0.6%) 관련 물가가 상승을 주도했다. 세부품목으로 보면 호텔(10.1%), 국제항공여객(7.9%), 위탁매매수수료(0.6%) 등의 가격이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수박, 시금치 등의 가격은 폭염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올랐고, 외국인 근로자의 일손 부족도 농축산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산품 물가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강세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자물가 상승세에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비 1.8% 올라 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달 대비로는 10.0% 상승해 역시 2011년 4월(10.1%)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물가 변동의 파급 과정 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에 출하, 수입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수다. 유가, 농산물 등 원재료가 전월비 8.2%나 뛴 영향이 크다. 중간재와 최종재는 각각 1.3%, 0.8% 상승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