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45일째 하루 1000명, 많게는 2000명을 웃도는 네 자릿수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으로 뿌리를 내린 데다 여름 휴가철과 광복절 연휴의 이동량 증가 영향이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커 당분간 확진 규모는 줄지 않을 전망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52명이다. 직전일(1805명)보다 347명 늘면서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2000명대 신규 확진자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인 지난 11일(2222명) 이후 8일 만이다. 2152명 자체는 두 번째 2000명대이자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770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995명보다 225명 적었다. 최근의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1900명대, 많으면 20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1명)부터 전날까지 44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45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8.13∼19)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990명→1928명→1816명→1555명→1372명→1805명→2152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803명꼴로 나왔다.
연일 네 자릿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8일 하루 동안 24명이나 늘어 전날 0시 기준 총 390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13명 늘어 누적 2191명이 됐다. 위중증 환자 수는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달 7일(155명) 대비 2.5배 수준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4차 대유행 이후에만 158명이나 발생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일 오전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는 오는 22일 종료될 예정이지만 다시 한번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사적모임 인원 제한 기준에서 부분적으로 제외해 주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체계상 가장 높은 4단계가 6주째 시행 중이고, 비수도권에는 3단계가 4주째 적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장 기간이 기존처럼 2주가 아닌 최장 4주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추석 연휴(9.20∼22) 직전까지 이어지게 된다.
실제 거리두기 자문기구인 생활방역위원회(생방위)의 지난 18일 밤 회의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생방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지금 분위기로는 2주 안에 확산세가 잡힐 상황이 아니다”며 “그동안 2주 단위로 단계를 연장해왔는데 이번에는 추석 연휴가 있어 그전까지 연장한다면 4주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거리두기를 재연장하는 만큼 자영업자들에 대한 ‘숨통’을 틔워주는 차원에서 백신 인센티브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인센티브 제도가 다시 시행되면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사적모임 인원 제한 기준에서 제외되는 만큼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적용되더라도 접종자 포함시 3명, 4명 등의 만남이 가능해진다.
중대본은 음식점·카페에서 오후 6시 이후 이 같은 접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최대 모임 인원은 4명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음식점·카페의 매장 영업 시간을 현행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로 1시간 단축하는 방안도 내부에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