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 앞에서도… 용기 내 거리시위 하는 아프간 여성들

입력 2021-08-20 00:05
Hameed Mohd Shah 트위터 캡처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폭력과 위협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당당히 거리 시위에 나선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졌다.

19일 트위터에는 아프간 여성 4명이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거리에서 무언가 외치고 있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바로 앞에는 총을 든 탈레반 대원이 서성이고, 카메라가 방향을 돌리니 여성들 맞은편 차량에도 총을 든 남성이 여러 명 보인다.

해당 영상은 알 자지라 방송 기자인 우메르 하미드 샤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17일 공개했다. 그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이동한 뒤 첫 여성 시위”라고 전했다.

Shakeela Ebrahimkhil 트위터 캡처

시위 여성들의 모습은 다른 장소에서도 포착됐다. 인원 수가 좀더 늘어난 모습이다. 외신들은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아프간 여성’(#Afghanistan women) ‘아프간 여성들이 있다’(#There_are_Afghan_women)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시위 영상을 퍼나르며 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탈레반은 20년 전 집권 시절(1996∼2001년) 여성들의 교육·일할 기회를 박탈했고, 외출 시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했다. 그런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면서 여성들의 인권 탄압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여성 인권 존중을 천명하고 있으나 이미 아프간 여성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없이 외출했다가 총격에 숨졌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이다. 탈레반이 여성들만 골라내 위협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단 증언도 잇따랐다.

한편 탈레반 의사결정에 접근할 수 있는 와히둘라 하시미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이슬람법에 따라 아프간을 통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율법 학자가 여성의 역할과 여학생의 등교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여성이 히잡을 쓸지 부르카를 입을지 아니면, 아바야에 베일을 착용할지 그런 것은 율법 학자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