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기절초풍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식품 진열대 선반 속에서 난데없이 거대한 비단뱀이 출몰한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호주 7뉴스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 있는 대형마트 울워스(Woolworths)의 향신료 진열대에서 3m 길이의 비단뱀이 발견됐다. 주민 힐러리 레이와 헬라이나 알라티(25)가 향신료 코너를 둘러보던 중 뱀이 불쑥 머리를 들이민 것이다. 알라티는 이 뱀이 독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단박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알라티가 이토록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야생동물 구조대원으로 뱀을 구조한 경험이 있는 ‘뱀잡이’였기 때문이다. 알라티는 불과 20㎝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뱀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이후 마트 직원에게 알린 뒤 곧장 집으로 가서 구조장비를 가져왔다. 알라티의 신속한 구조 덕분에 뱀은 안전하게 숲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알라티는 “마치 뱀이 내게 밖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았다”며 “전혀 공격적이지 않았다. 천장에서 내려온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대부분의 사람은 (뱀을 보고) 기절했을 텐데 내가 뱀을 발견해서 기뻤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뱀은 적어도 몇 시간 동안 그곳에 있었을 것”이라며 “향신료 뒤에 숨어 있어서 나도 처음에는 뱀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알라티의 이 같은 발언은 마트를 이용하는 주민들 처지에선 깜짝 놀랄 만한 말이다.
알라티에게 구조된 뱀은 다이아몬드 파이톤(Diamond Python)으로 느리게 움직이는 습성 탓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종류다. 독은 없으나 물릴 경우 뱀의 치아가 피부에 박혀 고통스러울 수 있다. 이 뱀이 마트 안으로 들어온 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