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 부실 급식이 여전하다는 제보가 나왔다. 군은 지난 6월 박재민 국방부 차관을 책임자로 하는 ‘장병생활여건개선TF(태스크포스)’를 출범해 급식 실태 점검에 나섰지만, 부실 문제는 여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을 육군 1기갑여단 예하 부대 장병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6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을 통해 ‘부실 급식’을 제보했다.
A씨는 “16일 1기갑여단 통합식당 석식의 ‘개인 기준량’이다. 두어 조각 돼 보이는 게 주메뉴인 중화제육덮밥이고, 국에 보이는 네모난 건 두부”라며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쌀밥과 김치찌개, 부추겉절이, 열무김치 그리고 극소량의 돼지고기가 전부인 식판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격리 인원들을 더 든든하게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배식받는 양은 기준량보다 적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4월 군 급식 관련 이슈가 터지고 나서 반짝 좋아지나 했더니, 다시 이렇게 된 게 몇 달 째”라며 “병사들이 바라는 건 거창한 고급식단이 아니다. 제발 이상한 시도하지 말고, 그냥 돼지고기 김치볶음에 돼지고기 좀 넉넉히 넣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1기갑여단 예하 부대 장병의 추가 제보도 나왔다. B씨는 “해당 사진은 제대로 찍힌 것이 아니다”라며 실제 배식량은 더 빈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원을 선발과 후발로 나눠 통합식당에서 식사를 한다”며 “16일 저녁에 선발조로 식사를 하러 갔는데 국은 사진과 다르게 건더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인 반찬(돼지고기)이 말도 안 되는 양이라 취사병에게 물어봤더니 ‘1인분에 35g이라 더 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며 “이런 식사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분개했다.
이에 1기갑여단 측은 즉각 육대전을 통해 “표준식당표상 중화제육덮밥에 들어가는 주재료(삼겹살)는 35g이다. 게재된 사진은 식단표상 기준량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실제로는 해당 부대도 삼겹살이 부족할 것을 사전 예상하여 1인 기준량보다 증가하여 청구 및 급식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메뉴를 편성하는 과정에서 용사들의 만족도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용사들의 입장에서 더 고민하고, 의견을 수렴하여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35g은 통상 고깃집에서 제공하는 삼겹살 1인분(120~180g)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2021년 대한민국 군대의 현실” “35g이면 어린이집 급식 수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군 부실 급식’이 여전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4월 코로나19 격리 장병에게 제공된 부실한 식사가 외부로 알려지면서 장병 부실 급식 사태가 촉발됐다. 비판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장병생활여건개선TF를 출범하고 군납 체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