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도발 ‘주의보’…북한, 선박들에 안전유의 경보 ‘발령’

입력 2021-08-19 16:46 수정 2021-08-19 17:02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월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실시 나흘째인 19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북측이 최근 미사일 발사 사전 행보인 해상 항행 경보를 내린 데 이어 다음 달까지도 추가 발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측이 실제 도발에 나설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연합훈련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종료 이후인 9월초까지도 매주 2~3일가량 추가 항행 경보 발령을 예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북측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행경보는 바다를 향한 미사일 발사 또는 포 사격에 앞서 해당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게 안전에 유의할 것을 사전 경고하는 조치다.

군 당국은 북측이 지난 15~16일에도 항행경보를 발령했으나 아직까지 미사일 발사 등 실제 무력 도발에 나서진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두고 기상 악화 등으로 발사 최종 단계서 계획을 철회했을 가능성과 ‘쏘는 척’만 하는 일종의 심리전을 구사했다는 시나리오가 동시에 거론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교함이 떨어지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가 다른 국가들의 인명·재산에 피해를 줄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행경보를 발령했을 것”이라며 “개발 단계에 있는 미사일의 경우 기후와 발사 환경에 더 민감하므로 시험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사 결정을 뒤집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간 북한 동부 지역엔 대부분 흐렸고, 일부 지역엔 낙뢰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북한의 항행경보 조치가 한·미 연합군 방위 태세를 시험하고 흔들어보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항행경보를 발령하고도 발사 시험을 하지 않은 사례들이 있다”며 “코로나19로 내부 불안이 가중된 북한이 군사적 긴장감 조성을 통해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군은 최근 북 미사일 동향을 살피는 글로벌호크·조인트스타즈 등 정찰자산을 한반도 인근에 투입해 북한군 동향 파악과 경계에 나서고 있다.

북측은 또 최전방 지역에서 한·미 연합훈련 대응 성격의 진지점령 훈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4∼5일간 전방 소초로 다수의 병력을 이동시켜 진지점령 훈련을 한다. 군 당국은 지난 7월 시작된 북한군 하계훈련의 일환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이 오는 26일 종료되는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 이후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여전하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연이어 담화를 통해 훈련 비난과 위협에 나서 온 만큼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