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아프간 전역에 매장된 1조 달러 규모(1170조원)의 광물도 손에 넣었다. 리튬, 희토류 등의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른 시일 내에 개발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한다.
CNN은 19일(현지시간) 아프간 전역에 철, 구리, 금 등을 포함해 충전용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희토류 등이 다량 매장돼 있고 그 잠재적 가치는 1조 달러에 달한다며 “아프간에 매장된 광물은 국가의 경제 전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광물 자원 개발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 미래생태그룹(EFG) 설립자인 스쿠노버는 “과거엔 안보 이슈, 인프라 부족 등으로 채굴되지 못했는데 탈레반 통제 아래서도 달라질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광산을 발견하고 생산을 시작하는 데까지 평균 16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중동담당관 모신 칸은 “아프간에 평화는 오지 않았고 광물 대부분은 여전히 땅에 남아 있다”며 “금, 구리, 철 등을 일부 채굴했지만 희토류 광물을 개발하려면 더 많은 투자와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간의 현재 광물 생산량은 매장량의 0.1% 수준인 연간 10억 달러(1조1762억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파키스탄, 인도 등 인접국이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실제 투자까지 성사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업계의 한 전문가는 “민간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진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탈레반의 아프간보다 다른 신흥국을 우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