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 십여 년간 방치돼 온 실내 스키돔 ‘스노우캐슬’을 비롯한 황령산 일대가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황령산에 2000억원을 들여 50m 높이 규모의 봉수전망대를 세우고 흉물로 방치되던 스노우캐슬에 1조원을 투입해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해양레저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와 대원플러스그룹(회장 최삼섭)은 19일 부산시청에서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황령산유원지 조성사업을 통한 부산 관광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와 대원플러스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황령산 스노우캐슬 정상화 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 황령산을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고, 부산지역의 관광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상호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황령산에는 2000년대 실내스키장인 스노우캐슬이 들어섰지만, 2008년 사업시행자 부도로 영업이 중단돼 13년째 흉물로 방치돼왔다. 이후 부산시정의 대표적인 장기표류 과제로 분류되어 왔다.
이에 시는 지난 5월 부산시의회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국민의힘 부산시당과 4자 협약을 맺고, 장기 표류과제 12개를 선정해 연내 해결을 위해 공동 대응을 해왔다.
대원플러스그룹은 황령산 봉수전망대를 조성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로프웨이(스키리프트의 한 종류)를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봉수전망대는 역사 문화유산인 ‘봉수대 재생’을 모티브로, 부산 전역을 파노라마로 조망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망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전망대는 세계 3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나폴리·홍콩·하코다테 못지않은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번 황령산유원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제기되는 환경 훼손과 관련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사업내용을 다듬어 가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황령산 봉수대 야경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의 관광자산”이라며 “스노우캐슬은 사유지임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부산시의 장기표류 현안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던 과제로 언제까지 저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규모 전망대와 150면의 주차장, 관광버스 진입을 위한 도로 확보 등 황령산 유원지 개발과정에서의 환경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