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간암센터, 방사선색전술 성공

입력 2021-08-19 15:28
최현욱 영상의학과 주임과장이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색전술 시술을 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간암센터는 간으로 전이된 암이나 간암 치료에 시행하는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을 최근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TARE: Trans Arterial Radio Embolization)은 다리의 대퇴동맥을 통해 방사성동위원소 함유 물질을 간동맥에 주입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으로, 2008년 정부의 정식 사용허가를 받아 국내에 보급됐다.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은 방사성동위원소인 이트륨(Yttrium-90)이 담긴 평균 지름 20~30마이크로미터(μm)의 작은 유리구슬 형태의 미립구(microsphere)들을 간동맥으로 주입해 간암의 미세 혈관에 자리잡은 후 종양을 직접 괴사시키고 종양 주변 건강한 간세포에는 방사선 영향을 최소화한다.

기존 간동맥화학색전술과 비교해 항암제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재발률도 보완한 시술로 평가받았지만, 영상의학과를 비롯해 내과, 핵의학과 등 여러 분야 전문의들이 협진해야만 가능하고, 수입 방사성 물질 사용에도 고도의 의료 기술이 필요하다 보니 그동안 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만 시술이 이뤄졌다.

부산과 경남, 울산 등 동남권의 경우 지금껏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을 시행하는 병원을 찾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15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비용도 장벽이었다. 그러나 방사선의학에 특화된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최근 방사선색전술을 본격 시행하고,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져 환자와 환자보호자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아시아 지역 최초로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최현욱 영상의학과 주임과장은 동맥 경유 방사선색전술에 대해 큰 종양을 치료하고 발생할 수 있는 발열, 오심, 구토, 식욕부진 등 이른바 ‘색전후 증후군’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통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사용하는 기존 화학색전술과 달리 방사선색전술은 방사성동위원소인 이트륨(Yttrium-90)으로 간암을 치료함으로써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1회 시술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며, 종양이 큰 환자도 시술 다음 날 대부분 퇴원할 수 있다”고 했다.

황상연 소화기내과 과장(간암 전문의)은 “고령 환자나 전신질환자를 비롯해 기존 색전술로 효과가 없었던 환자, 진행성 암과 과혈관성 전이성 간암 환자 등 다양한 간암 환자를 치료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색전후 증후군이 없는만큼 기존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치료를 할 수 있어 간암 환자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은 “내년쯤 방사선의과학단지 내 수출용신형연구로가 완공되면 수입에 의존하던 이트륨(Yttrium-90)을 포함한 방사성물질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