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최근 당 보좌진에게 “나중에 당대표 되세요”라는 덕담을 건네며 은연중 이준석 대표와의 친근감을 내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유 전 의원이 지난 13일 열린 당 보좌진 협의회와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한 20대 보좌진으로부터 “인턴 성격의 단기 입법 보조원”이라는 소개를 듣고는 이 대표와의 인연을 얘기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이 대표가 2004년경 제 사무실에서 인턴을 했는데, 인턴을 잘못 뽑아 제가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고 농담을 건넸다.
유 전 의원은 또 “이 대표가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좋아하니 (오디션 방식으로) 보좌진 중에 스타를 발굴하면 좋겠다. 그런 시스템이 더 확대돼야 한다”며 “그런데 이 대표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그런 것 잘 못하는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유 전 의원의 해당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 대표의 경선 관리에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상황에서 유 전 의원이 이 대표와의 친분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5~6월 치러졌던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이른바 ‘유승민계’로 지목되며 계파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근 두 사람은 공개석상에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매우 가까운 사이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 측은 동아일보에 “젊은 보좌진에게 도전하라는 취지에서 건넨 덕담”이라며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