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무시” 이재명, 박용진 기본주택 지적에 장외항의

입력 2021-08-18 05:28 수정 2021-08-18 10:09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한 이재명(왼쪽) 경기도지사와 박용진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17일 열린 TV토론에 대해 “합의 고지된 진행방식과 원칙을 무시한 박용진 후보의 토론 태도, 이를 방치한 방송 관계자의 진행방식에 깊은 유감”이라고 항의했다.

이 지사의 열린캠프 미디어본부장인 이재정 의원은 이날 TV토론이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선관위 차원에서 해당 후보자는 물론 주관 방송사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당 선관위에 강력 항의하고,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엄중히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오늘 부동산 정책토론 과정에서는 사전에 정해진 토론방식을 방송사가 임의 변경하며 각 후보에게 전달하지 않아 생방송 도중 진행자의 토론방식 안내에 대해 우리 후보자가 재차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면서 “합의된 원칙의 사전고지 없는 변경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TV토론에선 이 지사와 박 의원이 기본주택의 부지 문제를 놓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기본주택 지을 땅이 없다고 얘기했더니 (이 지사가) 지하철과 철도를 깔아 역세권 만들어서 (그 역세권에) 기본주택 1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며 “역세권 100만호 기본주택을 공급하려면 지하철 100개는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박 의원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고 “100만호 공급한다고 안 했다. 왜곡하지 말라. 100만호를 누가 역세권에 짓는다고 했느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이어 “(토론회는) 연설하는 자리가 아니고 토론하는 자리니까 저한테도 답할 시간을 달라”면서 “1분 질문한 뒤 30초간은 답변할 기회를 주는 규칙을 지키라”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오른쪽부터), 정세균, 박용진, 이재명, 김두관, 추미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토론은 이 지사에 대한 일방적인 공세전으로 흘렀다. 먼저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황교익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2017년 2월 이 지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황교익씨 내정에 대해 보은성 인사라는 비아냥이 있다”며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황씨 내정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의원은 “놀부가를 들어봤느냐.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를 등친다는 노래”라며 “이 지사는 한 손에는 경선 후보, 한 손에는 경기도지사를 들고 잔치하는 놀부 모습이다. 이번 인사 논란도 도지사직을 갖고 있어 생긴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비판하며 “매년 44조원씩 총 2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한 열 번쯤 삽질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재원대책이 매우 허구적이다. 토지를 연필처럼 나눠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을 겨냥해 “경기도는 재난지원금을 12%의 부자에게도 주기 위해 4151억원을 쓰기로 했다. 그 돈은 결식아동 10만명에게 1만원짜리 식사를 140일간 세 끼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게 정의롭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