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5’ 로 싸운 이재명…반명연대 ‘보은인사’ 맹공

입력 2021-08-17 23:19 수정 2021-08-17 23:24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오른쪽부터), 정세균, 박용진, 이재명, 김두관, 추미애 후보가 17일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채널A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17일 TV토론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일방적 공세전으로 흘렀다. 이 지사는 여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의 후보는 2시간 가까운 토론 내내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를 둘러싼 ‘보은 인사’ 논란, 기본주택 공약,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언급하며 이 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황교익 논란’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17년 2월 이 지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황교익 씨 내정에 대해 보은성 인사라는 비아냥이 있다”며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황씨 내정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저는 철저히 저와 가깝냐 안 가깝냐가 아니라, 능력이 있냐 없느냐로 (인사를) 결정해왔다”며 “멀쩡한 인사를 보은 인사로 공격하는 경우도 봤다”고 반박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 지사에게 “놀부가를 들어봤느냐.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를 등친다는 노래”라며 “이 지사는 한 손에는 경선 후보, 한 손에는 경기도지사를 들고 잔치하는 놀부 모습이다. 이번 인사 논란도 도지사직을 갖고 있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굳이 선택을 강요한다면, 당에서 경선규정을 바꿔서 공직수행하는 단체장은 그만둬야 경선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지사로서의) 책임을 선택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해 온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대표 부동산 정책인 기본주택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기본주택은 현실을 무시하고 희망사항을 나열한 허위광고”라며 “이 지사는 집 한 채라도 투기면 강력히 처벌하겠다는데 그게 투기인지 실수요인지 어떻게 판단하느냐. 궁예도 아니고, 이재명식 관심법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고 비꼬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기본주택을 비판하며 “매년 44조원씩 총 2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한 10번쯤 삽질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재원대책이 매우 허구적이다. 토지를 연필처럼 나눠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을 겨냥, “경기도는 재난지원금을 12%의 부자에게도 주기 위해 4151억원을 쓰기로 했다. 그 돈은 결식아동 10만명에게 1만원짜리 식사를 140일간 3끼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게 정의롭다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이 지사는 주도권토론 시간을 다른 후보 공격 대신 전날 발표한 자신의 여성 정책을 홍보하는 데 할애했다. 이 지사는 디지털 성범죄대책, 여성 청소년 생리대 무상지급, 스토킹 처벌법 개정 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각 후보에게 물었다. 이는 유력 경쟁자인 이 전 대표보다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여성 표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