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17일 TV토론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일방적 공세전으로 흘렀다. 이 지사는 여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의 후보는 2시간 가까운 토론 내내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를 둘러싼 ‘보은 인사’ 논란, 기본주택 공약,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언급하며 이 지사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황교익 논란’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2017년 2월 이 지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자리씩 주면 잘못하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황교익 씨 내정에 대해 보은성 인사라는 비아냥이 있다”며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황씨 내정을 철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저는 철저히 저와 가깝냐 안 가깝냐가 아니라, 능력이 있냐 없느냐로 (인사를) 결정해왔다”며 “멀쩡한 인사를 보은 인사로 공격하는 경우도 봤다”고 반박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 지사에게 “놀부가를 들어봤느냐. 두 손에 떡 들고 가난뱅이를 등친다는 노래”라며 “이 지사는 한 손에는 경선 후보, 한 손에는 경기도지사를 들고 잔치하는 놀부 모습이다. 이번 인사 논란도 도지사직을 갖고 있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굳이 선택을 강요한다면, 당에서 경선규정을 바꿔서 공직수행하는 단체장은 그만둬야 경선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저는 (지사로서의) 책임을 선택하겠다”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해 온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대표 부동산 정책인 기본주택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기본주택은 현실을 무시하고 희망사항을 나열한 허위광고”라며 “이 지사는 집 한 채라도 투기면 강력히 처벌하겠다는데 그게 투기인지 실수요인지 어떻게 판단하느냐. 궁예도 아니고, 이재명식 관심법으로는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고 비꼬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기본주택을 비판하며 “매년 44조원씩 총 220조원을 조달하겠다는데 그러려면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을 한 10번쯤 삽질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재원대책이 매우 허구적이다. 토지를 연필처럼 나눠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을 겨냥, “경기도는 재난지원금을 12%의 부자에게도 주기 위해 4151억원을 쓰기로 했다. 그 돈은 결식아동 10만명에게 1만원짜리 식사를 140일간 3끼 제공할 수 있는 돈이다. 그 돈을 그렇게 쓰는 게 정의롭다고 생각하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이 지사는 주도권토론 시간을 다른 후보 공격 대신 전날 발표한 자신의 여성 정책을 홍보하는 데 할애했다. 이 지사는 디지털 성범죄대책, 여성 청소년 생리대 무상지급, 스토킹 처벌법 개정 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각 후보에게 물었다. 이는 유력 경쟁자인 이 전 대표보다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여성 표심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