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맥도날드 ‘스티커 갈이’ 3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슈&탐사]

입력 2021-08-18 00:02 수정 2021-08-18 00:27
맥도날드 일부 매장의 ‘식자재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가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진 사실이 확인됐다. 유효기간을 몰래 늘리기 위한 스티커 갈이는 201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병 사건’으로 뭇매를 맞았던 맥도날드가 자체 품질관리 기한인 ‘2차 유효기간’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직후 일부 매장에선 되레 강화된 식자재 관리 기준을 어기고 있던 것이다. 맥도날드의 한 햄버거가 지난해 2000만개 이상 판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생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도날드의 한 매장(기사와 관련 없음). 국민DB

국민일보 취재팀은 2019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촬영된 맥도날드 일부 매장 내부의 제보 영상 50여개를 확보해 분석했다. 이들 영상에는 2차 유효기간이 지났는데도 폐기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을 늘린 스티커를 덧붙인 식자재 부실 관리 실태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스티커 갈이 17건뿐 아니라 2차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를 보관하고 있는 장면들도 다수 확인됐다. 맥도날드 일부 매장이 2019년부터 2차 유효기간을 어겼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 빵 등에 대한 2차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가 1년 가까이 이뤄졌다는 내용은 보도된 바 있다.

제보자 A씨는 17일 “2차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는 오래된 문제로 안다. 이번에 영상에 찍힌 것도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A씨는 “스티커 갈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영상을 촬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자체 품질 관리 기준인 2차 유효기간을 스스로 정했다. 유통기한과 같은 ‘1차 유효기간’보다 짧은 2차 유효기간을 자체적으로 정한 것이다. “원재료 품질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유지·제공하기 위해서” 유통기한보다 짧은 2차 유효기간을 정해 지키고 있다는 게 맥도날드의 설명이다. 맥도날드는 2차 유효기간을 넘긴 식자재를 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예를 들어 햄버거 빵으로 쓰는 냉동번의 경우 해동시간 3시간에 24시간을 더한 27시간을 넘기면 사용하지 않고 버린다. 이는 ‘소비자가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냉동제품은 해동 후 24시간 이내에 한해 판매할 수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고시에 따른 것이다.